자하 크리에이티브 워크 현장📓,Lux-빛 시각장애인 무용단 김자형 단장님 인터뷰✨
Intro
Creation | 자하 크리에이티브 워크
Interview | Lux-빛 시각장애인 무용단 김자형 단장님
Art | 전시, 공연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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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감자…좋아하시나요? 저는 휴게소에 들를 때마다 감자냄새를 그냥 지나치지 못한답니다. 포슬포슬하게 쪄서 껍질을 살살 벗겨내어 설탕에 찍어 먹어도 맛있고, 진득한 조청에 졸여 맛탕을 해 먹어도 정말 맛있고, 오이, 계란 마요네즈를 섞어서 시원하게 냉장 보관해서 먹어도 정말 정말 맛있답니다! 봄이 오면 반드시 달래를 먹어줘야 하듯, 초여름이 시작된 지금은 감자를 반드시 먹어줘야 해요. 또 참외와 자두도 지금 딱 가장 맛있는 시기라고 하니 같이 곁들여 먹으면 기분 좋은 초여름의 시작을 만끽할 수 있답니다🤤
자문밖 Art & Life 45호에서는 박범신 작가님과 함께한 문학 워크숍 <자하 크리에이티브 워크> 현장 소식과 종로구민회관에서 첫 공연을 시작해 지금은 국내와 해외 곳곳을 다니는 Lux-빛 시각장애인 무용단 김자형 단장님 인터뷰를 실어왔어요. 따끈한 감자 한알을 먹으면서 천천히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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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13일, 서울시립미술아카이브 배움동에서 자문밖문화포럼의 문학 강좌 <자하크리에이티브 워크>가 열렸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소설가 박범신 작가님을 초청해, 그의 대표작 『소금』을 함께 읽고 자신의 문장을 만들어가는 글쓰기 워크숍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자문밖문화포럼이 주관한 <자하크리에이티브 워크>는 제주대학교 융합디자인학과 김현수 교수님께서 사회를 맡아 프로그램의 흐름을 매끄럽게 이끌어주셨습니다.
1부 강연에서 박범신 작가님은 “독자가 책장을 덮지 못하게 하려면 문장 사이에 긴장을 심어야 한다”, “에스컬레이터가 흔들려야 뒤돌아보듯 문장에도 흔들림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생략과 호응, 단층과 리듬을 통해 문장에 긴장감을 부여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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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들은 『소금』 의 감상평을 나누고, 소설 속 인물들의 결핍을 함께 돌아보며 각자의 삶과 문장을 겹쳐보았습니다. 박범신 작가님은 문학이란 만월이 아닌 그 이면, 결핍의 얼굴을 바라보는 작업임을 강조하며 “진짜 문장은 내가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문장이 나를 끌고 가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어 “자신의 콤플렉스를 키우고, 어둠을 정직하게 마주할 때 비로소 간절함이 생긴다”며 예술의 본질적인 힘에 대해 역설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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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워크숍에서는 총 6명의 참가자들이 함께 글을 쓰고, 짧은 문장을 완성해 서로와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서술과 묘사의 차이를 체험하고, 자신만의 언어를 통해 내면을 들여다보는 과정은 참가자 각자에게 의미 있는 창작의 경험이 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번 워크숍은 문학이 삶을 어떻게 직면하고 재구성하는지를 함께 성찰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참여자들에게 ‘자신만의 문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와 동기를 안겨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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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무용단이 있다는것을 알고계셨나요? 시민동아리 ‘종로랑’ 활동을 통해 종로구와 인연을 맺게 된 Lux-빛 시각장애인 무용단(이하 룩스빛)은 시각장애인과 일반인 단원이 함께하는 무용단입니다. 지금은 국내와 해외를 넘나들며 다양한 무대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는 룩스빛의 첫 공연 장소는 바로 종로구민회관이었다고 해요.
‘빛’을 뜻하는 라틴어 ‘Lux’와 우리말 ‘빛’을 합쳐 만든 이름 ‘룩스빛’은, ‘빛의 무용단’, 또는 ‘빛을 보는 사람들’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시각장애인 단원들이 직접 무대에 서서 자신의 안에 있는 빛을 발견하고,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함께 예술을 만들어가는 이 공간. 그 특별한 공동체, 룩스빛의 의미 깊은 여정을 이끌고 있는 대표 김자형 단장님을 자문이가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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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시각장애인 무용단 ‘룩스빛’의 단장 김자형입니다. ‘룩스(lux)’는 ‘빛’이라는 라틴어이고, ‘빛’은 우리말의 ‘빛’을 발음 그대로 쓴 거예요. 시각장애인 분들이 직접 무대에서 공연을 하면서 자신 안의 빛을 발견하고, 관객과 나누는 그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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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교육을 한 건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2009년에 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댄스를 해줄 수 있겠냐’는 제안을 받은 것이 처음이었어요. 당시 저는 명지대학교 에서 늦깎이로 석사 과정을 밟고 있었고, 논문을 준비하던 중이었죠.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무용 수업을 한다는 건 저도 처음이라서 굉장히 고민이 많았어요. 그때부터 인연이 닿아 지금까지 이어지게 된 거죠. 처음에는 자원봉사자분들과 함께 1:1로 매칭해서 수업을 시작했어요. 하지만 자원봉사자들이 바뀔 때마다 수업의 일관성이 무너졌고, 오히려 그분들을 가르치는 데 더 많은 에너지가 들더라고요. 그래서 세 번째 수업쯤엔 자원봉사를 받지 않기로 결심하고, 제 사비를 들여 보조 강사 두 분을 섭외해서 수업을 이어갔어요. 그 무렵부터 ‘이 수업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까’를 본격적으로 고민하게 됐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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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과 일반인을 교육하는 것은 많은 부분에서 달랐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달랐나요?
정말 많이 달랐어요. 비장애인에게는 시범을 보여주거나, 눈으로 보고 따라 하도록 지도하면 되는데, 전맹인 분들께는 그 방식이 통하지 않더라고요. 무용이라는 게 본래 눈으로 보며 익히고, 움직임을 감각적으로 모방하는 건데, 보지 못하는 분들께는 동작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가 가장 큰 과제였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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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부터 시각장애인분들에게 맞는 새로운 교육 방식을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특히 언어의 사용이 굉장히 중요했죠. 예를 들어 “손을 머리 위로 올리세요”라고 하면 머리가 어디 있는지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셔서 해석이 제각각이었어요. 그래서 “하늘로 올리세요”, “수영하듯 팔을 펼치세요” 같은 방식으로 표현을 바꿨어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룩스빛식 무용 언어’가 생겨났고요. 처음엔 동작 하나를 설명하는 데 90분이 걸리기도 했는데, 그 언어가 생기고 나선 한 번에 두세 동작도 전달할 수 있게 됐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시각장애인 교육은 청각과 감각, 그리고 무엇보다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이건 단지 교육 방식의 차이를 넘어서, 사람을 대하는 방식 전체를 바꾸게 하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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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분들이 턴을 하고 울기도 했다고 하셨잖아요. 그 경험이 단원분들에게 어떤 의미였을까요? 전맹인 단원분이 처음 회전을 했던 순간은 저한테도, 그분한테도 정말 잊을 수 없어요. 처음 수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자신감이 없었고, 스스로를 ‘장애인’으로 받아들이는 데도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 같았어요. 처음엔 팔만 살짝 움직이는 것도 어려워하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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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임이 아니라 그 전에 마음을 여는 것이 필요했던 거죠. 3개월이 지나고 어느 날, 그 전맹인 단원이 수업을 마친 뒤에 울면서 이렇게 말했어요. “선생님, 저 도라피어예 했어요.” 도라피어예, 그러니까 턴을 했다는 뜻이었죠. 우리처럼 시각 정보가 있는 사람도 눈을 감고 360도 회전한 후 제자리로 돌아오는 게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그분이 그걸 해낸 거예요. 그 이후로 그분은 무용수로서의 자의식을 갖기 시작했어요. 단원들에게 이런 경험은 일종의 전환점이 됩니다. “나는 못하는 사람이다”에서 “나는 할 수 있는 사람이다”로 바뀌는 지점이죠. 그리고 그 변화는 단지 무용의 영역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삶 전체로 확장되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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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올리고 나면 단원들의 일상적인 태도에도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요? 한 번은 어떤 무대에서 저희가 인사를 하는데 관객들이 모두 일어나서 기립박수를 쳐주신 적이 있어요. 단원들이 그걸 다 느껴요. 관객들이 숨 죽이고 보는 게 느껴진다고 하시더라고요. 그걸 느끼는 순간, 내가 그냥 장애인이 아니라 예술가로서 존재하고 있다는 걸 아시는 거죠. 그래서 공연을 한 번 올리고 나면, 그냥 좋아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완전히 다르게 보기 시작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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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변화는 어떤 점이 있나요? ‘받기만 하는 사람’에서 ‘주는 사람’으로 바뀌는 거예요. 처음엔 다 도와주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셨던 분들이, 시간이 지나면 “선생님, 오늘은 제가 정리할게요”라든가, “이건 제가 할게요”라고 하세요. 저희가 항상 말씀드려요. “장애인도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요. 사실 처음에는 선생님들이 힘든 일이 많아요. 무대 세팅하고, 짐 나르고, 공연 끝나고 정리하고 다 하거든요. 그런데 단원들이 그걸 보면서 “아, 선생님들도 힘드셨겠구나”를 느끼고 행동으로 보여주시니까, 같이 하나의 공동체가 되어가는 거예요. 단순히 춤을 잘 추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마음가짐과 태도가 달라지는 거죠. 내가 예술가로서 존재할 수 있다는 걸 깨달으면서 스스로를 대하는 태도도, 다른 사람과 관계 맺는 방식도 완전히 달라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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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님께서 생각하시기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기 위해서는 어떤 태도가 필요하다고 보세요? 저는 항상 말해요. 우리는 ‘장애인 없는 집’이라고요. 룩스빛에서는 장애인, 비장애인 구분이 없어요. 누가 도와주고 누가 도움받는 구조가 아니라, 같이 하는 거예요. 그래서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이해해야 한다고만 말하지 않아요. 장애인도 비장애인을 이해해야 해요. 저희는 월 1회 장애인이 비장애인을 이해하는 시간,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요. 결국은 “나와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게 함께하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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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스빛의 최종 목표나 꿈은 무엇인가요? 단기적으로는 교육적으로 자리를 잡아서 경제적인 부담 없이 운영할 수 있는 자립과, 더 다양한 연령대나 대상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것이고, 나아가 이 활동이 직업으로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정기적으로 50만 원이라도, 100만 원이라도 받을 수 있게 하고 싶어요. 직업으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게 중기적인 목표입니다. 그리고 제 가장 큰 꿈은 대학교를 설립하는 것입니다. 무용이나 춤뿐 아니라,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초기에는 장애 아동을 중심으로 시작하되, 점차 비장애 아동까지 포함해 모두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하고 싶습니다. 직업전문학교처럼 실질적인 직업 교육까지 나아가 우리 회사에서 이 아이들을 채용해 함께 일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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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밖아트레지던시]
<관계를 수행하는 신체들끼리의 연결> 공연
일시 : 2025.6.27, 6.28. 7pm
장소 : 서울 종로구 평창31길 5 자문밖아트레지던시
주최 주관 : 서태리
... <관계를 수행하는 신체들끼리의 연결>은 나아가 관객과 작품 사이의 위계와, 관객 자신이 내면화하고 있었던 시선의 주체로서의 손실에 대한 강박을 해체한 뒤 재구성하게 만드는 작업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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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크갤러리]
《숨어서 숨쉬는 작가 연합》
2025. 5. 28 – 6. 28
누크갤러리는 2025년5월 28일부터 6월 28일까지 이피, 정정엽 2인전 <숨어서 숨쉬는 작가 연합>전을 개최합니다. 이피와 정정엽은 자신의 생각을 그림으로 이야기하고, 자신의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몸의 작용과 '그리기'란 행위 사이에서 일어나는 차원의 전도와 교환을 보여주는 이피의 신작 페인팅과 드로잉, 먹는 곡식이자 생명을 담고 있는 씨앗에서 여성의 노동을 발견하는 정정엽의 신작 페인팅과 드로잉을 선보입니다.
주소 : 누크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평창 34 길 8-3
운영시간 : 화 - 토 11am- 6pm (일월 휴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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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갤러리]
<밤을 만난 요셉>
2025.6.17. - 6.29
꿈과 현실의 관계는 무의식과 의식, 그리고 우리의 일상 경험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꿈은 현실의 반영이자, 무의식적 욕구의 표현으로, 현실에서 충족되지 않은 감정이나 상황을 나타내기도 한다. 꿈에서는 현실의 제약 없이 다양한 경험이 무작위하게 펼쳐지며, 시간의 흐름도 현실과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이는 인간의 뇌에 저장된 여러 기억이 조합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주소 : 종로구 자하문로 38길 45, 1F
운영시간 : 화 - 일 11 am- 5 pm *매주 월 휴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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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하미술관]
<김유림 개인전, 차가운 고요, 따뜻한 푸름>
전시기간 : 2025.06.08-06.29
김일권의 회화는 단순히 자연의 아름다움을 묘사하는 것을 넘어,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성찰하는 철학적 질문을 담고 있다. 특히 순천만을 배경으로 한 그의 작품은 ‘수평선’을 중심에 두고, 관객에게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식과 태도를 질문하게 한다. 그는 “울분의 현장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정의도 없는 냉정한 반인륜적 행위”를 비판하며, 예술을 통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되묻는다.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의문로5가길 46
운영시간 : 10am- 6pm * 월 휴관
*자하미술관은 장애인, 유아, 반려동물의 동반 관람을 환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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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 이순종 기획, 취재, 편집 :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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